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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든 동물의 쓸개는 쓰다. 그 중에서도 곰의 쓸개 웅담(熊膽)은 더욱 쓰다. 그런데 웅담보다 쓴 것은 무엇일까? 곰의 쓸개가 이 정도로 쓸 진데 하물며 용의 쓸개(龍膽)는 얼마나 쓸까? 이러한 상상이 용담을 탄생시켰다. 야생초 중 뿌리가 아주 쓴 식물에 용담이라 이름을 붙인 것이다. 화려한 보라색의 용담 꽃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런데 용담보다 약 10배 정도 더 쓴 식물이 나타났다. 용의 쓸개까지 이미 다 이름을 붙였는데 이젠 어떤 동물의 쓸개를 붙여야 할까? 사람들은 용 이상의 동물을 찾지 못했다. 용 자체도 상상속의 동물인데 그 보다 더 영물인 동물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용담과()의 이 식물을 그냥 쓴풀이라 부르기로 했다.

색깔이 자주색이니 자주쓴풀이다. 자주쓴풀의 뿌리를 씹어보면 너무 써서 전혀 쓴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미각을 마비시킬 정도로 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쓴맛에 진저리를 치게 된다.

단풍이 점차 타오르기 시작할 즈음 뒷산 양지 녘에 자주쓴풀의 살랑거림이 노래가 되었다. 말 못할 설움이 다섯 장의 꽃잎으로 스며들어 보랏빛 눈물이 핏줄처럼 흐른다. 쓰디 쓴 설움에 보랏빛으로 변해버린 눈물자국은 한()이 되어 우리의 지각(知覺)을 일깨운다. 그래서 꽃말이 지각이다.

꽃이 달린 자주쓴풀을 뿌리째 뽑아 응달에 말린 것을 당약(當藥)이라고 한다. 민간요법에서는 위통, 위염, 소화불량 등에 사용한다. 또한 성질이 차가워 청열해독(淸熱解毒)이라 하여 열을 내려주고 해독작용을 원활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머리털을 빨리 자라게 하는 효과가 있어 조기탈모증에 사용된다. 북한에서 발간했다는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임상실험결과 76%의 발모효과를 봤다고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약품이 없어 풀뿌리로 약을 대신하기 때문에 야생초의 약효를 연구하는가 보다.

자주색 쓴풀이라 자주쓴풀

자주쓴풀을 소주에 담가 1개월에서 3개월이 경과한 후 한 잔씩 마시면 위염 등에 좋다고 하는데 술을 싫어하는 사람은??? 탈모증에는 자주쓴풀을 달여 머리에 마사지하면 발모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발모제에는 이 성분이 들어가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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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추천도서

글 읽기에 최적인 독서의 계절 11월도 어느 덧 하반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매년 '책을 읽어야지' 하는 생각만 가득할 뿐 실제로 책을 읽은 적은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한 번 되돌아 볼 것을 권장하고 싶어요. 이 책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 중 '프랑스길'과 제일 적게(?) 걷는 '포르투갈 해안길'을 트레킹한 기록입니다.

 

2. 어머니 영혼과의 동행

대학교수와 부총장직을 모두 벗어던져 버리고 홀가분하게 떠난 순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사모곡을 머릿속에 새기고 또 새기며 길을 걷는 까미노 순례자는 진정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까요?

 

3. 책중 인용문

2018년 봄, 의식조차 가물거리던 어머니께서 병실 천정을 무끄러미 바라보며 간병하던 누나에게 "얘야! 하늘이 너무 아름답구나."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니께서 누워계시던 침대 위는 그저 꽉 막힌 천정이었을 뿐인데.... 영안이 열려 당신께서 가실 천국을 미리 보시기라도 한 듯 그로부터 며칠 뒤 세상을 떠났다. 나에게 큰 나무였던 어머니의 빈 자리는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후회는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이었다.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서 내 자리를 확실히 지켜야 했다. 직위에 걸맞는 노력에 열정까지 보태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막내아들의 성공을 기원하며 자주 보고 싶어 했던 어머니에게 내 얼굴을 보여주는 것조차 인색하기 짝이 없었으니 불효도 그런 불효가 없었다.

 

4. 전반적 내용과 추천사유

작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효를 다하지 못한 애절함을 어머니의 영정사진과 함께 하는 순례로 대신하고자 2개월 여에 걸친 산티아고 순례에 나선다. 그러나 산티아고 순례길은 순탄한 트레킹 코스가 아니었다. 영적 깨달음을 얻기 위한 마음의 길, 영혼의 길이었다.

그는 걸으면서 사색하고 또 사색하면서 '산 자와 죽은 자의 공간'에 대해 생각하고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사색의 결과로 실타래처럼 꼬인 의문을 하나씩 이해해 나간다.

사람들은 산티아고 순례길, 즉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를 걸으면 저절로 영적 깨달음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저자는 길이 아무 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까미노는 사색하고 탐구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도록 유도해 줄 뿐 ,해답은 사색을 통한 자신의 선택이다.'고 말한다.

깊어가는 가을! 단순히 트레킹에 대해 묘사한 책보다는 고뇌와 사색의 흔적이 담긴 효심 지극한 전직 교수의 사모곡을 읽어 보시길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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