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산티아고(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순례여정으로 프랑스 국경도시인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800km에 달하는 거리를 프랑스길(Camino Frances)이라 한다. 이 순례길이 지난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 외의 까미노(camino, 순례길)도 북부길, 은의 길, 포르투갈길 등이 있다.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유명 연예인 GOD 멤버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사연이 방송됐고, 2019년에는 모 종편 방송에서  스페인 하숙(albergue, 순례자 숙소)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유명세를 더했다. 특히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 등 유명 방송인이 직접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모습은 산티아고를 걷고 싶어하는 마음에 불을 지폈다.

배낭의 무거움에 내려놓다.

2. 산티아고 순례 준비물과 비용

#까미노 트레킹 준비물

1) 배낭 : 40~50리터의 배낭이 적절하다. 참고로 제 배낭은 45리터였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허리를 제대로 잡아줘야 어깨의 피로감을 덜 수 있는데 여러 개의 브랜드를 사용해 본 결과 OSPREY가 제일 편했다.

2) 신발 : 발가락 끝이 약간 남아도는 비교적 여유있는 등산화가 좋다. 신발이 딱 맞으면 발가락 끝이 굽어지고 불편하다. 그리고 발목이 꺾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등산화는 발목까지 오는 중등산화가 좋을 듯하다. 

3) 침낭 : 가볍고 보온성이 양호한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계절에 따른 보온성을 고려해야 한다.

4) 옷 : 입은 것을 포함하여 속옷 2벌, 상하의 2벌, 양말 2족, 그리고 보온성 외투 1벌이면 충분하다. 저의 경우 배낭 무게를 줄이려고 하루 입은 옷은 그날 오후 세탁하고, 그 다음날 입을 옷을 미리 입고 있다가 잠을 잤다. 그리고 그 다음날 세수만 하고 그대로 출발했다.

5) 판초우의 : 배낭가지 덧씌워야 되므로 반드시 판초우의가 필요하다.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 필수품이다.

6) 세면도구와 슬리퍼 : 칫솔, 치약, 면도기, 수건, 비누, 화장품은 필수고 슬리퍼도 필수품이다. 슬리퍼는 샤워할 때와 등산화를 벗고 주변을 돌아다닐 때 필요하다.

7) 등산스틱 : 다리의 무게감을 덜어주기 때문에 필요하다. 1쌍으로 사는 것을 권장한다. 참고로 저는 처음에는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2번째 순례부터는 스틱을 사용했다. 힘이 있다면 스틱을 쓰지 않아도 괜찮다.

8) 버물리 파스 및 패치 : 벌레에 잘 물리는 사람은 버물리 파스와 붙이는 소형 패치가 필수품이다. 저 같은 경우 베드버그에 수차례 물렸었는데 그때 패치를 붙이면 전혀 가렵지 않아 최고의 휴대품이었다.

여럿이 돈을 갹출하여 식사를 준비하다.

#순례 비용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식사를 대부분 카페테리아에서 순례자메뉴로 주문했기 때문에 저녁 식사 비용만 하루당 10유로가 지출됐습니다만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식사를 직접 조리해서 드시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듭니다.

우선 하룻밤을 묵는 알베르게의 숙박요금은 시립기준으로 5유로이며 여기에 침대 종이시트를 합하면 6유로가 됩니다. 그리고 아침은 전날 저녁에 준비해 뒀던 식사를 하며, 점심은 수퍼에서 산 과일이나 빵으로 대체하며, 저녁은 2~5명이 약 3~4유로 정도를 더치 페이하여 식사를 직접 조리합니다.

그렇다면 하루 체재비용은 6유로+4유로+10유로(Bar에서 커피나 음료) = 20유로 정도가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32일을 걷는다면 20유로 * 32일 = 640유료가 될 겁니다. 한화로 환산해 보면 640유로 * 1,311원(2020.11.17일 기준) = 약 84만원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순수하게 걷는 32일(프랑스길 기준, 25km/일) 을 제외한 기간은 주변을 관광하거나 다른 곳을 갈 텐데 버스료, 기차료, 숙박료 등의 비용은 따로 산정하세요.

그럼 마지막으로 항공권은 비성수기 기준으로 직항이 아니라 경유할 경우 왕복 100만원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저는 무조건 직항만 고수했어요. 환승하기 싫어서.

총비용은 32일 기준 숙식비 약 84만원인데 90만원으로 잡고, 그 다음 주변관광 등의 비용을 100만원(예비비 포함)으로 가정하며, 항공료를 비성수기 기준으로 110만원으로 추산한다면 대략 300만원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40일을 타국에서 온전히 지내면서 300만원 밖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아주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가는 길을 갑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올레나 지리산둘레길을 걸어도 그 기간이면 더 많은 돈이 소요된다는 겁니다.

2023년 4월 24일자 수정1) 다른 내용은 동일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사가 도산을 많이 한 관계로 항공료가 플러스(+)돼야 할 것 같습니다. 항공료만 조금 높여 계산하시면 무방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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