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프라의 시립 알베르게

4~5년 전만 하더라도 예약을 받는 알베르게(Albergue, 순례자 숙소)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이 늘어나면서 민간 알베르게가 대거 설립되어 예약을 받는 곳이 많아졌죠. 2024년 기준으로는 사설 알베르게는 예약이 필수적인 곳이 많습니다. 물론 시립이나 공립 알베르게는 도착 순서대로 순례자를 입실시키고 있습니다. 

주로 사설(Privado) 알베르게이기는 하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문적인 사이트나 앱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알베르게 예약에 특화된 몇 가지 사이트입니다:

1) Gronze.com: 이 사이트는 스페인어로 되어 있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여러 순례길과 그 경로 상의 알베르게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숙소에 대한 기본 정보와 연락처, 때로는 예약 링크도 제공합니다.

2) Camino Pilgrim™ - The Camino de Santiago Guide 앱: 순례길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와 함께 숙소 정보를 제공합니다. 사용자 리뷰와 숙소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일부 알베르게 예약도 가능합니다.

3) Buen Camino de Santiago Pilgrim: 이 앱도 순례길 경로와 숙소 정보를 제공하며, 순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숙소에 대한 리뷰를 남길 수 있고, 연락처 정보를 통해 숙소에 직접 예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4) Booking.com과 같은 일반 숙소 예약 사이트에서도 일부 알베르게가 등록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Camino de Santiago" 또는 특정 경로 이름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5) FacebookReddit, 카카오톡 같은 소셜 미디어 그룹 또는 포럼에서는 순례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며, 때로는 숙소 예약에 대한 팁이나 연락처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멜리데의 시립 알베르게 내부, 아주 깨끗한 편에 속함

예약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알베르게가 온라인 예약을 지원하지 않으며, 시립이나 공립 알베르게는 도착 순서대로 입실 처리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특정 숙소를 예약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미리 연락하여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거나, 대안으로 사설 알베르게나 호스텔, B&B 등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여정 도중 인터넷 접속이 어려울 수 있으니 바(Bar)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는 가운데 WiFi 암호를 휴대폰에 입력하여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중요한 숙소 정보는 미리 인쇄하거나 디지털 기기에 저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메세타 평원 까미노를 걸어가는 진 박사

산티아고 가는 길(Camino de Santiago)을 걷는 데 드는 하루 비용은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산을 계획할 때 고려해야 할 주요 항목은 숙박, 식사, 간식, 물, 그리고 기타 필수품 구매 비용입니다. 또한, 여정 중에 생길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지출도 고려해야 합니다. 여기서 제공하는 정보는 대략적인 가이드라는 점을 명심해 주세요.

1)숙박: 숙박 시설은 알베르게(순례자 숙소)에서부터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알베르게의 경우, 비용은 보통 1박에 10유로에서 20유로 사이입니다. 개인 호텔 또는 게스트하우스는 더 비쌀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만 해도 시립 알베르게를 이용할 경우 1박에 5~6유로(종이시트 포함시 6유로)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상업성에 치우쳐 민간 알베르게가 우후죽순 생겨남으로써 1박에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유로 정도는 잡아야 됩니다.

2)식사: 많은 알베르게와 식당에서는 순례자를 위한 저렴한 순례자메뉴(pilgrim's menu)를 제공합니다. 이 메뉴는 보통 10유로에서 15유로 사이입니다. 아침 식사와 저녁 식사를 이러한 식으로 해결한다면, 하루에 대략 20유로에서 30유로 정도가 식사 비용으로 들 것입니다. 그러나 알베르게의 조리시설을 이용한다면 하루 5유로 정도면 됩니다. 하지만 이 조차도 2024년 기준으로는 상업성에 치우친 알베르게가 조리시설을 갖춰놓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3)간식 및 물: 하루 동안 걷는 동안 간식과 물이 필요할 것입니다. 슈퍼마켓에서 과일, 넛츠, 물 등을 구매할 경우 하루에 약 5유로에서 10유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통을 들고다니며 마실 수 있는 곳의 수도(Agua Potable)를 이용하며 간식을 먹지 않는다면 이 비용은 빼도 무방합니다. 

4)기타 비용: 여행 중 필요한 세면도구, 의약품, 세탁 비용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비용을 하루에 5유로로 잡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배낭에 준비해 간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이 비용도 절약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매우 절약하며 여행할 경우 하루 최소 비용은 약 40유로(숙박 10유로, 식사 20유로, 간식 및 물 5유로, 기타 필수품 5유로)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하루에 50유로에서 70유로 정도의 예산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예산이 없다면 제 글 (https://marquis-jin.tistory.com/121) 을 참고하시면 대폭적인 절약이 가능합니다. 

통상적인 완주를 한다면 대략 40일 일정으로 잡고  "40유로*환율에 따른 원화*40일"로 전체비용을 계산하면 됩니다. 2024년 4월 27일 유로화 환율이 1,477원이니까 40유로*1,477원*40일=2,363,200원입니다. 약 240만원이 됩니다. 여기에 왕복 항공료 150만원(직항이 아닐경우 더 싼 값에 항공권 구매 가능)을 합하면 380~400여만 원이면 넉넉하게 순례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이는 근사치이며, 실제 비용은 여행의 시기, 선택하는 숙박 시설과 식사 옵션, 그리고 개인의 소비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고, 여유 있는 예산 계획을 세우시길 권장합니다.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이후 가톨릭 방송에 이기수 신부님과 함께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기수 신부님께서 주로 말씀을 이어갔지만 저도 약방의 감초랄까요? 중간 중간에 몇 마디씩 말을 하면서 양념을 좀 치기도 했답니다. 그래야 방송이 맛깔스럽지 않겠어요?

그리고 시간이 참 많이 흘렀죠. 저는 산티아고 가는 길 중에서 프랑스길 4번, 포르투갈 해안길 1번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순례기록만 3차례, 그 기록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내용들에 불과했지만요. 

그런데 제가 다니는 성당에서 나이 지긋한 분과 얘기를 나누던 도중 한 여성분이 얘기에 끼어들면서 자신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어 순례길 정보도 얻고 산티아고를 걸었던 분의 정서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가장 좋은 책을 찾아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큐레이터로부터 추천받은 책이 있다는 겁니다. 

그 분은 큐레이터가 추천해 준 책을 읽고 순례길 마을의 유래나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도 알게 됐다면서 곧 산티아고 순례길에 도전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분이 말하는 책의 제목을 물어봤더니  '마음의 평화를 찾아 떠나다,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와~~~!!! 그 책을 쓴 지가 벌써 10년이나 되어가는데...

그 책은 바로 제가 쓴 책이었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것도 오늘 성당에서 처음 뵙는 분이 제 책을 이야기하다니 뜻밖이었습니다. 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저도 한 권 사서 봐야 겠다고 말한 뒤 그 대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공감해 주는 것처럼 가슴 뿌듯한 일이 없습니다. 그 뿌듯한 가슴으로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에 도전해 보려 합니다. 이번 겨울에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죠. 겨울이 힘들긴 하지만 겨울에는 프랑스길이 제일 안전하고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도 많으니 그럭저럭 걸어가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총 5회에 걸쳐 걸었었습니다. 4번은 프랑스길을, 1번은 포르투갈 해안길을 걸어갔었죠. 그때만 해도 유로화 환율도 그리 높지 않아 적당한 편이었고, 순례자 숙소비용도 저렴했으며, 숙소에서 직접 식사를 조리해 먹었죠. 그래서 40여일 동안의 항공료를 포함한 전체 비용이 300만원 안팎이면 충분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19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자 용기있는 KSG 순례자가 산티아고 가는 길 800여 km에 도전을 했습니다. 물론 항공료도 다시 값이 다운되지 않아 예전에 비해 많이 비쌌다고 합니다. 물론 유로화 환율도 1,400원대로 높아 비용이 더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오른 것은 항공료나 환율 뿐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순례자 숙소(알베르게)에 묵는 비용이 시립(Municipal)의 경우 하룻밤에 5유로에서 8유로로 상승했고,  사설(Privado)의 경우에는 하룻밤 숙박비용이 15~20유로였다고 합니다. 직접 알베르게에서 요리하지 않고 카페테리아에서 사먹는 순례자 메뉴도 과거 끼당 10유로가 일반적인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15~20유로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순례자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알베르게에서 직접 조리를 해서 먹곤 합니다. 에스파냐는 농산물가격이 저렴해서 재료를 구입하여 직접 조리하면 1~3유로면 한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베르게마다 조리기구가 완비돼 있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주방 편의시설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알베르게의 주방을 개방한 곳이 많지 않을 뿐더러 주방을 개방한 곳을 찾기도 어렵고, 많은 시립 알베르게도 이제는 주방을 제공하지 않고 인덕션이나 가스불이 있던 곳에 널빤지로 덮어놓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고 합니다. 원래 산티아고 순례길은 알베르게에서 조리한 음식을 서로 나눠먹는 것이 미덕이자, 낭만이자, 비용절감 방안 이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다 사라진 것입니다. 

과거에는 카미노(camino=road)에서 만나 같이 걷다보면 친구가 되어 알베르게에 같이 투숙하면서 저녁식사를 함께 해 먹었기 때문에 1인당 갹출비용이 1~3유로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알베르게를 앞서 5일 이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보니 길동무가 되었어도 알베르게에 함께 투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불어 식사를 조리할 수 없어 결국은 혼자 음식을 사먹어야 된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식사와 숙박비용이 대략 150~200만원 정도면 됐었는데 지금은 약 350만원이 소요됩니다. 

지금처럼 상술화되기 이전에는 그냥 걷다 다리가 아프고 피곤하면 그 마을의 알베르게에 투숙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예약은 생각도 안 했었는데 불과 수 년만에 이렇게 변해 버렸답니다.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과 AI시스템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데...

 항공료는 약 150만원이 소요됩니다. 2023년초 기준 인천공항에서 파리까지의 직항 항공료를 보면 에어프랑스 155만원, 아시아나항공 185만원, 대한항공 211만원입니다. 물론 여러 곳을 경유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항공료를 더 아낄 수는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KAL 직항만을 고집했었습니다. 트랜지션을 하다보면 배낭을 분실할 염려도 있고 번거로워서 우리 국적기를 고수했었죠. 항공료는 대략 150만원으로 설정하면 무방할 것 같습니다.

과거 40여일 체류비용을 300만원으로 설정했다면, 지금은 최소한 500만원(항공료 150만원, 체류비용 350만원) 이상으로 설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UNESCO문화유산이라는 네임에 걸맞게 다양한 사람이 찾아 올 수 있도록 비용이 저렴했었는데, 이제는 사설 알베르게가 난립하는 등 장삿속으로 변질되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봄, 여름, 가을을 섭렵하며 산티아고 길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걸어보지 않은 겨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도전해 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금년 겨울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려던 나의 소망을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500만원의 비용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장삿속으로 변해버린 그 길을 걷는다는 것이 좀 그래서요...ㅠㅠ

카미노 프란세스 경로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는 산티아고 가는 길을 의미하며 영어로는 The Way of St. James라 부르는 길이다.  9세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성 야고보의 유골이 발견되고, 에스파냐의 기독교도들은 이슬람 세력과 레콩키스타(Reconquista)를 치르는 과정에서 성 야고보를 에스파냐의 수호성인으로 삼아 국토회복을 꾀하게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다. 기독교는 그리스도교의 한자(漢字)식 이름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즉 그리스도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종교를 총칭한다. 그래서 가톨릭, 정교회, 성공회, 개신교 모두 기독교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오로지 개신교만 기독교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야고보는 에스파냐식 이름으로 산티아고(Santiago), 영어식 이름으로는 聖 제임스(Saint James), 프랑스식 이름으로는 생자끄(Saint Jacques)라 부른다.  에스파냐에서는 원래 성스럽다는 단어가 산토(Santo)였고, 야고보는 이아고(Iago)라 불렀으나 두 단어가 합해져 산티아고(Santiago)가 되었다. 

12세기(1189년) 교황 알렉산더 3세는 산티아고의 유골이 발견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예루살렘, 로마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지로 선포했다.  교황의 선포에 따라 산티아고의 축일인 7월 25일이 일요일이 되는 해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사람은 그동안 지은 죄를 모두 사면받고, 그 외의 해에 걸은 사람은 지은 죄의 절반을 속죄받게 되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11~15세기에 번성기를 누렸으나 16세기에 가톨릭(Catholic)에서 신교(Protestants)가 분리되기 시작함에 따라 쇠퇴하였다. 그러다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방문하면서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순례길이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그후 파울로 코엘료가 1987년 순례자를 집필했고, 1993년에는 산티아고 가는 프랑스길이 UNESCO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기독교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영적인 순례길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중세에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다양한 순례길이 존재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에서 에스파냐(스페인)에 이르는 루트인 카미노 프란세스(Camino Frances)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다. 이 루트는 프랑스의 국경마을 '생장 피드포르'에서 시작하여 에스파냐(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이르는 800여km의 길이다. 

800km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대략 30일 정도가 소요된다. 하루에 25km 내외를 걷는다. 여기에 우리나라에서 프랑스까지 항공편으로 입국하고 다시 돌아오는 기간을 더하고, 순례가 끝난 뒤 땅끝마을 등을 돌아보려면 총 기간을 40일로 잡으면 무방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5회나 다녀왔던 경험에 비춰볼 때 카미노 프란세스를 걷는다면 40일이 가장 합리적이다. 만약 충분한 시간이 없다면 중간에서 끊어 걸으면서 기간을 탄력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알베르게Albergue는 스페인어 사전에서 사람의 숙박소를 의미하며, 동물들에게 한정해서는 동굴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숙박지이다.  그러므로 산티아고 까미노에서는 한 마디로 순례자 숙소로 통한다.  알베르게는 하루의 피로를 풀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숙박지라고 보면 된다. 

나바레테 시립 알베르게

1. 알베르게에서 식사 조리도 가능한가?

까미노(camino, 순례길) 주변에는 알베르게 뿐만 아니라 카페테리아Cafeteria나 바Bar들이 마을마다 들어서 있다. 그곳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순례자 메뉴'가 있다. 이 메뉴는 순례자들에게 대략 10유로에 판매되고 있으며, 와인과 식욕을 돋구는 간단한 요리, 그리고 메인 요리, 후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소위 풀코스 요리에 해당된다. 

그러나 절약하기 위해, 또는 한국식으로 먹기위해 직접 조리하려면 알베르게의 주방을 이용하면 된다. 알베르게는 대부분 주방용구와 그릇, 스푼까지도 구비되어 있으므로 순례자는 인근 수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구입해 조리해 먹으면 된다. 특히 스페인의 농산물은 저렴하여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혼자 조리하기 보다 여러 명이 더치페이하여 조리하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다.

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레 순례자 서너 명이 어울리게 되며, 알베르게에도 함께 투숙하여 각자 2~3유로, 많게는 5유로 정도를 갹출, 요리를 하면 저녁식사 뿐만 아니라 남은 음식을 그 다음날 아침식사로 이용할 수 있어 거의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직접 조리를 선호한다.  그리고 다음날 점심식사는 전날 저녁 장을 볼 때 과일이나 빵 등을 준비하여 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베가 데 발카르세' 마을의 알베르게에서 7명이 의기투합하여 조리하는 모습
한국식 닭도리탕을 하려고 불판에 올린 모습

 조리는 일행 중 요리솜씨가 있는 사람이 솔선수범하여 하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옆에서 보조하거나 식사 후 설겆이를 한다. 주방용구는 알베르게 비품이기 때문에 깨끗하게 씻어 가지런히 정리해 놓아야 다음 사람이 쓸 수 있다. 또한 알베르게에 도착해 보면 우리보다 앞서 다녀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쌀과 갖가지 음식재료가 남아있어 이것을 활용하여 절약하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주방시설이 없는 곳도 있다. 어느 알베르게에서는 돈을 받고 직접 요리를 순례자에게 제공하기도 하며, 어느 곳에서는 기부제로 기부받은 돈으로 숙식을 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서로 합심하여 요리를 하고 설겆이도 마쳐야 한다. 그리고 산티아고를 대략 50여 km 남겨둔 지점부터는 주방은 있으되 솥과 그릇 같은 용구가 없어 어떤 순례자는 조그마한 냄비를 갖고 다니기도 했다.  

 

2. 알베르게마다 종류가 다른가?

알베르게는 크게 4종류로 나뉘다. 첫 번째가 시립 알베르게, 즉 무니시팔(Municipal Albergue)이다. 무니시팔은 영어의 municipal과 동일하다. 가격은 5유로에서 6유로다. 실제로 숙박료는 5유로, 침대 종이시트 1유로가 합해져 6유로를 받는 곳이 많다. 요즘 알베르게도 예약을 한다고 하는데, 시립 알베르게는 도착한 순서대로 침대를 배정하기 때문에 예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을마다 1개소 이상씩 존재한다. 

둘째는 공립 알베르게, 즉 뿌블리꼬 (Publico Albergue)다. 시립과 거의 동일하다. 영어로 Public이다. 대표적인 공립 알베르게는 아스또르가Astorga의 대형 알베르게다. 언덕을 올라와 옛 로마성벽위에 우뚝 선 첫번째 알베르게가 그곳으로 규모가 엄청나다. 공립은 말 그대로 공공기관 등에서 공적인 목적으로 운영되므로 시립 알베르게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동상 뒤편에 아스또르가 공립 알베르게 입구가 보인다.

셋째는 구 알베르게, 즉 빠로끼알(Parroquial Albergue)이다. 즉 가톨릭 교구에서 운영한다는 의미로 영어의 Parish 또는 District에 해당된다. 이러한 알베르게는 기부제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기부제 알베르게는 숙식비를 한꺼번에 알아서 기부하는 형태이다. 나의 경우 기부제 알베르게에서 투숙하면 무조건 10유로를 기부함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요즘 예약이 허용된다는 사설 알베르게, 즉 쁘리바도(Privado Albergue)가 많이 늘어났다. 쁘리바도는 영어의 Private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사설 알베르게라는 곳으로 영리적 목적으로 운영되므로 숙박비가 기본 10유로 정도다. 물론 쁘리바도 알베르게에서도 요리가 가능하다, 요리를 못하는 곳도 있지만. 거의 모든 알베르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손수 요리가 가능하다. 

 

3. 알베르게의 침대 배열 등 구조는?

거의 대부분의 알베르게가 2층 침대 구조로 되어 있다. 1층 침대와 2층 침대 사이가 낮아 사람이 앉아 있기에도 불편할 정도이기 때문에 1층에 앉으면 고개를 숙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알베르게의 특성상 밤에만 순례자가 입실하기 때문에 누워 잠만 잘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낮게 한 것 같다. 키가 큰 나로서는 앉아서 배낭을 꾸릴 때 엄청 불편했다. 

아르수아의 시립알베르게 내부
부르고스의 시립 알베르게 내부

알베르게는 남녀 공용이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 구분이 없어 속옷을 갈아 입을 때는 샤워장이나 침낭 속에서 주로 갈아 입는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2층, 여자는 1층을 배정하며, 나이가 많으면 1층, 부부는 1층과 2층을 배정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남녀가 같이 들어가면 일행이 아니라고 해야 두 명 모두 1층을 배정받을 수 있다. 위의 사진은 상태가 좋은 곳만 촬영했기 때문에 2층에 안전바가 있으나 대부분의 침대 2층에는 안전 바가 없어 자칫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2인 1실의 Azofra Municipal Albergue
아소프라의 시립 알베르게 내부 2인1실

어쩌다 1층만 있는 알베르게를 만나면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데 아소프라Azofra의 시립 알베르게는 2인 1실로 꾸며져 있다. 그 동안 북적거림 속에서 생활하다 우리 부부만의 공간을 갖게 되자 너무 좋았다. 그런데 부부가 아닌 남녀를 이런 방에 같이 들어가도록 하면 어찌될까? 그래서 알베르게가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트인 공간이 됐나 보다. 

알베르게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은 반듯하게 눕지 말고 측면으로 누워 잔다든가 하는 등의 배려가 필수적이고, 소음을 싫어하는 사람은 귀막이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 저녁 10시가 되면 무조건 소등하여 순례자들이 잠 자리에 들도록 하고 있다. 아침에 일찍 출발하는 순례자들도 많기 때문에 취침시간은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3. 알베르게를 이용하려면?

순례를 출발하기 전, 생장피드포르에 순례자사무실이 따로 있다. 그곳에서 순례자여권이라 부르는 끄레덴시알Credencial을 만들어, 각 마을마다 바bar나 성당, 그리고 잠을 자는 알베르게에서 스탬프를 받아야 한다. 끄레덴시알은 순례가 끝난 뒤 산티아고 대성당 곁의 순례자 사무실에서 순례증서를 받을 때 제출해야 한다. 이 끄레덴시알, 즉 순례자 여권이 없으면 알베르게를 이용할 수 없다. 마을의 알베르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순례자 여권을 제출하고 숙박부에 인적사항을 기재한 뒤, 자원봉사자가 스탬프를 순례자 여권에 찍어 준 다음에야 침대가 배정된다.   

끄레덴시알은 각 마을의 알베르게나 성당, 순례자사무소 등에서 약간의 돈(약 1~5유로 기부)을 지불하고 만들어야 한다. 나의 경우 포르투갈길을 걸을 때 그냥 조그마한 노트를 사서 맨 앞쪽Front page에 인적사항, 여권번호, 국적, 출발지를 영어로 기록하고, 그 다음 쪽next page부터스탬프를 받고 다녔는데 인정되었다. 그러나 모험은 금물이다. 시립 알베르게에 들어가면 자원봉사자가 끄레덴시알Credencial과 여권Passport을 요구한다. 간혹 여권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여권 사본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대학순례용 끄레덴시알

  

가톨릭 교도가 아닌 비구니 스님들의 걷기 여정

# 불교 비구니 스님들 고행을 자처하다.

프랑스 생장에서 첫발을 내디디면 힘찬 '산티아고로 가는 길' 트레킹을 시작했다. 피레네 산맥을 걷고 있을 즈음 눈에 띄는 두 분 승려! 그 분들에게 다가가 정중히 인사하며 기념촬영을 청했다. 두 분 승려는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걷고 또 걷는 고행을 자처하고 있었다. 가톨릭교도로서 불교인의 참모습을 보는 듯 하여 가슴이 뿌듯해 졌다.  

뒤로 구름이 우리의 발 아래다. 지인, 지영 스님과 함께

고행이란 무슨 의미일까? 그 원인과 분석을 하기에는 지면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다. 그냥 간단하게 한 마디로 요약하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제 한 분이 있다. 그 분은 수원교구의 이기수 요아킴 신부님이시다. 이기수 요아킴 신부님께서는 "불교는 고통으로 인하여 해탈하고, 기독교는 고통을 통하여 부활한다."라고 말했다. 종교적으로 깊이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 뜻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 

# 우문에 현답을 하다.

불교 승려가 가톨릭 성지를 순례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지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날이 밝자 스님들께서 잘 걷고 계실까? 하는 생각에 까미노(camino,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님은 어디쯤 오십니까?"하고 묻곤 했다. 드디어 한 바(Bar)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데, 지영 스님이 바 앞의 철제 의자에 앉아 계셨다.  

스님과 대화를 하던 Bar 앞의 노상 의자

너무 반가워 인사를 드리고 잠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스님! 불교 지도자이신 스님들께서 가톨릭교도의 길로 알려진 까미노를 걷고  계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대답은 간단했다. "성인을 찾아가는 길이잖아요." 스님께서는 성인의 위대한 업적은 종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없다는 간단한 진리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역시 우문에 현답이다. 

# 친절과 사랑을 베풀다.

뻬르돈Perdon 언덕을 향해 오르기 시작할 즈음 한 구멍가게에서 스님이 나를 보고 묻는다. 나에게 말을 건네며 반가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다리도 길고 키도 크신 분이 아직 여기 계세요?"라고 말이다. 나는 웃으며 "스님 두 분 다시 만나려고 천천히 걸었죠."라고 말했다. 스님들이 웃으신다. 그리고 네게 구멍가게에서 방금 산 오렌지와 사과를 주신다. 친철함과 더불어 나눔도 실천하고 있었다.  오는 말이 고우니 가는 말도 곱다. 

이 나무그늘 아래서 스님이 준 과일을 은정모녀와 함께 먹었다.
뻬르돈 언덕, 일명 용서의 언덕 정상

로스 아르꼬스Los Arcos의 산타마리아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려는데 앞에 두 분 스님께서 앉아 계신다. 두 분은 성모송을 부르며 성당 외부의 정원을 한 바퀴 도는 데에도 두 손을 합장하고 뒤를 따랐다. 남의 종교를 비난하기에 앞서 그 종교를 몸소 체험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두 분 스님! 종교에 경계와 반목이 없음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그날 밤 두 분 승려를 위한 기도를 하느님께 드렸다. 

로스 아르꼬스의 성당에 앉아있는 두 분 스님

# 오욕 중 하나만 버려도 큰 거여요.

지인 스님이 내가 어머님의 영정사진을 들고 순례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내게 한 말이다.

"신께서 어머니의 영혼을 틀림없이 보살피실 겁니다. 어머니께서도 지금 이 길을 함께 걷고 계실테니까요. 인간이 가장 떨쳐버리기 힘들다는 오욕(식욕, 수면욕, 색욕, 탐욕, 명예욕)중에서 생리적 욕구 3개를 제외하면 탐욕과 명예욕이 남는답니다. 그런데 들어가기 힘들다는 대학 교수직도 그만두고 어머니의 영혼을 모시고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탐욕과 명예욕까지 버린 겁니다. 오욕 중 하나도 버리기 힘든데 그걸 다 버리고 이 길을 걷는 결단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이 길을 걸으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레온Leon에 도착했을 때 지인 스님의 문자를 받았다. 문자 내용을 소개해 본다.

"원래 계획은 되도록 가톨릭의 저녁미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걸음이 늦고 많이 지쳐서 이따금 들리는 작은 성당에서 기도드려요. 그리고 묘지 주변을 지나칠 때에는 그 분들의 영면을 기도합니다. 그럴 때마다 당연히 귀하 어머님의 영면을 기원했고, 앞으로도 기도 드리겠습니다. 환한 미소와 열린 마음으로 저희를 반겨주시고, 정성을 다해 저희를 축복해 주셔서 앞으로 남은 여정을 흔연하게 잘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님과 함께 하는 여정 늘 축복 받으시길 기원드립니다."

# 인연은 이어지다.

산티아고 대성당에 아마 내가 2일 정도 먼저 도착한 것 같았다.  첫날 생장에서 같이 출발했던 사람들이 이제야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다. 그때 허전한 생각이 들어 휴대폰을 보니 지인 스님의 문자가 한참 전에 와 있었다. 즉시 성당 옆의 분수대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뛰어가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두 세 번을 허탕치다 늦은 밤에야 만날 수 있었다. 

황량한 들판을 배경으로 서있는 두 분 스님

두 분 스님은 내가 다시 포르투갈 파티마를 둘러보고 포르투(Porto)에서부터 순례를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됐던지 비상약품과 된장 등을 건네주며 축복을 기원해 줬다. 그리고 귀국하면 꼭 한 번 사찰로 놀러오란다. 스님들의 염려덕분으로 포르투갈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가벼웠다. 종교와 무관하게 야고보 성인의 무덤을 찾아 순례를 계속하신 두 분 스님들에게도 신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의 '산 니꼴라스 엘 레알 수도원'

지난 2019년 예능 종편방송인 tvN에서 '스페인 하숙'을 절찬리에 방영한 이후 2020년 하반기에 재방송됨으로써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산티아고 대성당을 5번이나 입성했던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 하숙에서 방영된 내용을 문의해 왔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에게 질문했던 내용을 이곳에 정리해 보기로 한다.  

1. 스페인 하숙 촬영장소는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

한 마디로 tvN의 '스페인 하숙' 촬영장소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200km쯤 남겨둔 까미노 상의 쾌적한 마을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입니다. 그러니까 생장피드포르에서 걷기 시작한 순례자라면 프랑스길 전체 여정 800km중 600km정도를 걸어왔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누에보 다리
산티아고 가는 까미노를 따라 펼쳐진 카페거리
후작의 성

이곳은 하천을 끼고 있는 조용한 마을로서 인구는 적은데 비해 수도원 2곳, 성당  3곳, 후작의 성 등 비교적 큰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유해진 씨가 누에보 다리 밑을 통과하는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기도 했고, 또한 유해진, 차승원, 배정남 등 유명 연예인이 휴식을 취해던 카페 광장은 한적하고 쾌적하답니다. 

2. 스페인 하숙집은 산 니꼴라스 엘 레알 수도원Convento San Nicolas el Real

그렇다면 스페인 하숙에서 하숙집으로 사용했던 알베르게Albergue는 어느 시설에 있었을까요? '산 니꼴라스 엘 레알'수도원이었습니다. 17세기에서 18세기 동안 건축된 곳으로, 이 수도원 건립자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크리스또 데 라 에스페란사Cristo de la Esperanza'(희망의 그리스도)가 보관된 곳이라고 합니다. 

산 니꼴라스 엘 레알 수도원Convento San Nicolas el Real

위 사진에서 붉은 원형으로 표시한 곳이 스페인 하숙집의 출입구입니다. 이곳을 통해 순례자가 측면을 돌아 유해진, 차승원, 배정남이 운영하는 하숙집, 즉 알베르게로 들어갔어요. 순례자들은 사진의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걸어가도록 순례길이 펼쳐져 있답니다. 그런데 이 하숙집은 마을의 거의 끝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았어요. 이곳을 tvN 나영석 PD 등이 빌려서 알베르게를 차렸고, 그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했답니다.  

마을 초입에 있는 시립 알베르게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지친 발걸음으로 이곳까지 옵니다. 너무 지친 나머지 더 걸어갈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알베르게에 대해 특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 마을 초입에 있는 곳으로 들어가게 돼 있답니다. 이곳 바로 곁의 산티아고 성당옆에도 사설 알베르게가 있어요. 이런 알베르게를 다 지나쳐서 마지막에 있는 곳이 스페인 하숙이었기 때문에 순례자들이 그곳까지 가지를 않았던 겁니다.  

3. 산티아고 성당Iglesia de Santiago이 이곳에도 있습니다. 

중세에는 순례가 곧 삶이었습니다. 삶이 종교였던 시절에는 죽기 전 순례는 거의 필수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죠. 유럽 등지에서 온 순례자들은 장기간의 여정에 피로에 찌들었고, 지쳤고, 병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순례를 지속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곳 산티아고 성당의 용서의 문을 통과하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받는 것과 동일한 축복과 대사면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마을의 산티아고 성당 뒷모습

이곳 산티아고 성당은 이글레시아Iglesia로 표기됩니다. 이글레시아는 영어로 church입니다. 그런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있는 산티아고 성당은 까떼드랄Catedral입니다. 영어로 cathedral이랍니다. 즉, 이글레시아는 사제가 있는 성당이고, 까떼드랄은 주교가 기거하는 대성당을 일컫는 거죠.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마을의 산티아고 성당 앞 모습

그러나 요즘은 의학의 현대화 등으로 이곳에서 축복과 대사를 받고 순례를 종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종교적으로 이곳에서 미사를 보고 축복을 받은 뒤 집으로 가는 사람은 없다는 뜻입니다. 요즘은 걷기 힘들면 버스를 타고 약간의 거리를 점프하기도 한답니다. 

다음에는 알베르게Albergue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