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023년 5월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정식으로 알리게 됐습니다. 대관식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에 진행되며 찰스 3세는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아 영국과 14개 영 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음을 선포하게 됩니다.
찰스 3세는 2022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에 왕위를 승계했으며, 8개월간 준비를 거쳐 무게 2㎏이 넘는 왕관을 쓰게 됩니다.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이후 70년 만에 치러지는 찰스3세의 대관식은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큰 초대형 행사입니다. 화려한 예식과 오랜 전통에 기반한 종교의식으로 국왕의 위용을 드러내고, 신의 선택을 받은 존재로서 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기회가 되는 셈입니다.
커밀라 왕비도 이날 대관식을 기점으로 '왕의 배우자'(Queen Consort)에서 드디어 '왕비'(Queen) 칭호로 불리게 됩니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부부는 이날 오전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위 60주년을 기념해 2012년 제작한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타고 대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합니다. 왕실 근위대 및 기마병들이 호위하는 행렬은 ‘더 몰’ 대로를 거쳐 약 2.3km 행진합니다. 70년 전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때보다 행진 거리가 절반 이하로 줄었답니다. 고물가와 에너지 위기 등 사회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라고 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부터 시작했으며, 찰스 3세는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40번째 국왕이 됩니다. 대관식 참석자는 세계 203개국 주요인사 2,200여명으로 여왕 때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국가원수급 약 100명을 포함해서 세계 203개국의 대표가 초청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하고 그 밖에 프랑스 대통령, 영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4개국이 속한 영연방(The Commonwealth of Nations) 국가 수장 등이 직접 자리를 지킵니다.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한덕수 총리는 4일 영국에 도착했습니다.
이날 대관식에서 찰스 3세는 성경에 손을 얹고 즉위 서약을 한 뒤 715년 된 대관식 의자에 앉아 대주교가 씌워 주는 ‘성 에드워드 왕관’을 머리에 쓰게 됩니다. 1661년 제작된 왕관은 순금 틀에 루비, 자수정, 사파이어 같은 각종 보석으로 장식돼 있습니다. 무게는 2.23kg. 찰스 3세 손자 조지 왕자 및 커밀라 왕비가 이전 결혼에서 얻은 손자 손녀들이 명예 시동으로 나서게 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국왕 취임식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는 국가적 명예와 전통이 스며든 행사로 관습법을 중시하는 영국으로서는 세금낭비라고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에 이러한 전통과 명예의 대관식이 없음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국가적 대행사를 돈과 결부시키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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