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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 정체감 장애(DID)**는 본래의 인격이 파편화되어 서로 다른 인격들이 교대로 나타나는 심리적 장애입니다. 과거에는 다중인격 장애로 불렸으나, 1994년 미국정신의학협회는 이 명칭을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온전한 하나의 인격이 분리된 상태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복수의 완전한 인격이 존재한다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심리적 메커니즘

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무의식은 불필요한 기억을 억압함으로써 과거의 불행과 죄책감으로부터 현재를 보호합니다. 그러나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경우, 무의식에 갇힌 또 다른 인격이 의식으로 튀어나와 기존의 인격을 억압하고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자신의 행동과 기억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며, 때로는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조차 모르게 됩니다.

이 현상은 심리적 충격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회피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의 고통을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또 다른 인격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역사 속 사례와 특징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사례로 기록되어 왔습니다.

1791년 독일의 한 여성은 자신을 프랑스 귀족이라고 주장하며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인격이 나타나면 이전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서로 부정하곤 했습니다.

또한 1898년에는 크리스틴이라는 여성은 '세 명의 이브'로 알려지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인격이 전환될 때마다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주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현대적 사례심리학에서 다룬 유명한 사례들은 코타르 증후군(자신이 죽었다고 믿음), 외계인 손 증후군(자신의 손을 통제할 수 없음), 그리고 이름, 나이, 성별이 각기 다른 여러 인격이 나타나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등입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뇌의 오작동과 심리적 영향이 인간의 정체성과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 범죄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범죄와도 연관될 때가 있습니다. 숨겨진 인격이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환자는 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여 범죄를 은폐하려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2022년 10월, 한 남성이 가족을 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내 안에 3개의 인격이 있으며 8년 동안 기억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결과, 그의 행동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었으며,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가장해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중인격 장애의 논란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많이 알려진 곳에서 유독 사례가 집중적으로 보고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많이 진단됩니다. 이는 특정 의사나 환경에 의해 과잉 진단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심리적 불안감이나 조현병 등의 다른 장애가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진단과 연구에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마무리: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인간의 심리적 복잡성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동양에서는 이를 "빙의" 혹은 "귀신 들림"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는 심리적 현상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장애를 단순한 공포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깊은 이해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입니다.

현대 심리학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단순한 특이 사례로만 보지 않고, 인간 정신의 복잡성과 회복력을 이해하는 중요한 연구 영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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