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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티아고 8번째 코스인 기쁨의 집, 마태오의 집에서의 성찰

섬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만난 8번째 순례지, 소기점도에서 소악도로 이어지는 노둣길의 갯벌에 위치한 마태오의 집.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입구에서부터 황금빛 양탄자로 계단을 수놓은 듯 마치 황금 궁전에 들어서는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 황금빛은 과연 마태오의 집 애칭인 기쁨을 상징하는 것일까?


그러나 기쁨의 집 안으로 들어가 사방의 창문을 활짝 열었을 때, 그곳에서 펼쳐진 풍경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살며시 던져 주었다. 만조 때 바다의 물결이 살랑거리고,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귓전에 스치면 '기쁨의 의미가 바로 이곳에 있구나'라는 깨달음이 가슴에 가득 찬다.

작은 성당에 들어서 밀물에 고립되고, 썰물에 다시 길을 걸어가는 반복의 일상.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쁨과 슬픔, 노여움와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리라. 어쩌면 인생이란 이 모든 감정을 겪으며 진정한 기쁨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기쁨의 집에서의 순간들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노둣길 옆으로 찰랑찰랑 차오르는 바다의 향기, 바람의 속삭임, 그리고 어서 벗어나야겠다는 다양한 감정들이 어우러져 진정한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에. 또한 완전 밀물이 될 때 마태오의 집에서 고립된 채 명상과 묵상을 하는 우리들은 천국의 기쁨을 느끼리라.

https://www.youtube.com/watch?v=L0hW7We3Y3k

우리 일행은 어느 어부의 배를  타고 만조 때에 마태오의 집에 다가갔다. 보트의 스피드, 물결의 갈라짐, 귓전을 스치는 바람소리 그리고 찰랑거리는 물결이 마태오의 집 곁을 때릴 때 완전히 환희에 젖어 소리를 질러댄다. 


순례길을 걸으며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만나고, 그 속에서 삶의 진정한 기쁨을 찾아간다. 기쁨의 집, 마태오의 집에서의 경험은 그 여정에서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기쁨이란 결국, 우리가 겪는 모든 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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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벽과 모로코 블루의 조화, 인연의 집이라 불리는 토마스의 집을 찾아서

한적한 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특별한 집이 하나 있습니다. 하얀 벽과 모로코 블루가 어우러진 이곳은 마치 지중해의 어느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집 외벽 한쪽에는 독특한 조각처럼 그려진 물고기와 둥근 떡이 눈길을 끕니다. 이 그림은 성경 속 오병이어 (五餠二魚) 의 기적을 상징하며,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은혜로운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경건한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내부 중앙에는 제대가 자리하고, 그 뒤로는 두 개의 촛대가 나란히 진열돼 있습니다. 촛대 위로는 십자가 모양의 창문이 조용히 빛을 받아 아름다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이곳에서 무릎을 꿇고 묵상하는 시간은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맑아지는 느낌을 줍니다.

이곳에서 도마(Thomas) 사도에 대한 묵상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후, 도마는 그 현장에 없었기에 사도들의 증언을 의심했습니다. "그분의 못 자국을 보고,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했던 그의 말은 인간적인 한계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다시 도마에게 나타나셔서 못 자국과 옆구리를 직접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제야 도마는 부활하신 주님을 믿으며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지요. 그 뒤부터 '의심많은 도마'라는 별칭이 붙게 되죠.

예수님께서는 그런 도마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 말씀은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 집은 "인연의 집"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신혼부부가 사진 촬영 장소로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얀색과 모로코 블루의 조화로운 색감은 누군가에게는 성경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모로코의 낭만적인 카사블랑카의 풍경을 연상시킵니다.

마치 사랑과 믿음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당신도 잠시 시간을 멈추고 깊은 묵상과 싱그러운 추억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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