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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계묘년의 토끼가 쏜살 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 아쉽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새해도 하루 밖에 남지 않았으니 토끼가 서둘러 떠날만도 합니다. 2024년은 푸른색에 해당하는 ‘갑(甲)’과 용을 의미하는 ‘진(辰)’이 더해진 청룡(靑龍)의 해입니다.

서양에서는 용(Dragon)은 모양도 동양과 달리 짧은 몸체를 가진 공룡처럼 표현되어 일종의 재앙으로 여겨지지만, 동양에서는 기다란 몸이 자비와 길조의 상징으로 묘사되곤 했습니다. 특히 청룡은 고구려 벽화 사신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동방의 수호신으로 불려왔죠.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임금이 입는 곤룡포(龍袍)와 임금의 앉는 용상(龍牀) 등 왕실을 상징하는 문양에 용이 사용됐습니다. 불교계에서도 용이 불법을 지키는 수호자라는 인식 하에 사찰 건축에 이용됐죠. 민간에서는 귀한 옷과 그림, 도자기, 가구 등에 용 문양을 활용했습니다. 

사람들은 해마다 새해가 되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곤 했지만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해가 푸른 창공으로 비상하는 푸른 용의 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반드시 계획하는 소원들이 이뤄질 것입니다. 경제 불황도 사라질 거구요. 용은 입신양명, 성공, 재물, 출세 등을 상징하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최근 경제 유통업계에서는 갑진년 새를 맞아 '청룡' 마케팅이 활발합니다. 디아블로 청룡 와인세트, 청룡 케익, 남성 청룡 속 등등 청룡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앙증맞은 이벤트에 사람들은 경제불황의 시간에도 주머니를 열곤합니다.

수형기(水衡記)에 등장하는 화룡점정 (畵龍點睛)이란 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 남북조시대, 남조의 양(梁)나라 화가 장승요(張僧繇)가 금릉(金陵)에 있는 안락사(安樂寺) 벽에 용 네 마리를 그렸는데,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았죠. 사람들이 눈이 없는 용에 대해 의아해 하자 장승요가 용 한 마리의 눈동자를 그려넣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용이 승천해 버렸습니다.

화룡점정은 용의 그림에 눈동자를 찍는다는 뜻입니다. 사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시키거나 끝손질을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죠. 이제 우리들은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계획으로 새롭게 비상하려 합니다. 그러려면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끝부분인 2023년의 마지막 날에 점을 찍어넣듯 끝을 잘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십시오.

어찌됐든 용은 신성한 힘과 질서를 상징하며 바람과 구름의 조화를 다스리는 수호신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상상의 동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갑진년 새해에는 용이 전하는 의미와 함께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듯 국운(國運)이 상승하여 나라경제와 개인경제가 하늘 높이 비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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